Dead Meat (아일랜드/2004)




감독 : Conor McMahon 각본 : Conor McMahon 음악 : John Gillooley

배우(역할)
Marian Araujo ... Helena
David Muyllaert ... Desmond
Eoin Whelan ... Cathal Cheunt
David Ryan ... Martin
Amy Redmond ... Francie



광우병과 공포의 확산

 공포영화는 사회적으로 드러나거나 잠재된 공포를 반영한다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이 영화는 상당히 정직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한적하다 못해 외려 쓸쓸해보이는 아일랜드의 한 시골 마을에서 살기 위해 달려야하는 주인공들을 뒤쫓는 것은 좀비들이며 그 좀비의 발생원인은 바로 미친 소이기 때문이다. 아일랜드가 광우병 발생 국가라는 것을 지난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촛불 집회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었을 것이다. 더불어 영화의 무대가 되는 Leitrim이라는 마을은 2003년 (영화 개봉하기 1년전) 광우병 추가 발생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점차 진화하는 좀비영화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 영화의 좀비들은 다행스럽게도 느릿느릿 걷고 식사예절(?)도 지키며 밤에는 숙면까지 청한다. 현대적 무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퇴치할 수 있다는 점은 이 영화의 좀비들이 그렇게 무지막지한 존재가 아님을 증명해준다. 그렇다면 이 영화의 공포는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닐까? 처음 광우병이란 존재가 밝혀졌을 때 미온적으로 대응했던 영국 정부처럼 아일랜드 정부 또한 초반엔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 그로인해 아일랜드는 유럽에서 영국 다음으로 광우병 피해가 높은 나라가 되어버렸다. 영화 속 초반 장면, 현재 발생한 가축병을 오늘 내로 제어 가능하다는 정부 발표 인용 뉴스와는 달리 주인공들의 일상에 좀비(광우병)가 침범해버렸다.

 정부는 혼란 방지와 사회 안정이라는 명목으로 낙관적이며 긍정적인 일부의 정보만을 제공한다. 일종의 정보 통제이다. 이렇게 제공된 정보가 현실과의 차이를 가질수록 혼란은 가중되며 공포감은 더욱 극대화된다. 마치 어둠 속에서 실체의 전말을 알 수 없는 괴물 소의 공격에 두려워하는 주인공들의 처지와 비슷해지는 것이다. 2008년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가 바로 그런 두려움을 반영하고 있었으며 최근 일본에서 발생한 대지진으로 파괴된 원전에서 누출되고 있는 방사능에 대한 사람들의 두려움도 마찬가지이다. 이명박 정부는 방사능 문제에 대해 낙관적으로 발표를 했지만 방사능의 위험 수위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공포는 정부가 정보를 통제할 때 배가된다.

 좀비들의 공격을 어떻게든 헤쳐나가며 살아남은 주인공들은 오래된 고성에서 클라이막스를 맞이한다. 좀비들의 총공세와 함께 주인공 일행들이 죽어나가고 결국 여주인공 혼자 살아남게 되어 막다른 곳에 몰리는데. 때마침 총으로 무장한 화학복 무리들이 등장한다. 아마도 오늘 내로 이 지역을 통제하려고 내려온 정부의 파견군인들일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은... 생존을 위해 처절한 몸부림을 쳐봤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최고의 공포가 아닐까. 극한의 공포를 이겨낸 주인공을 통해 우리는 안도감을 얻지만 이 영화는 다시 우리를 공포로 복속시킨다. 광우병에 대한 공포가 현실에서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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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우 (Saw)  (0) 2017.04.19
Posted by 문화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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